저번 주말에 샌디에고 (San Diego) 에서 열린 샌디에고 코믹컨이란 행사에 갔다 왔습니다. 예전에 약간 언급한적이 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애니메 엑스포와는 달리 샌디에고 코믹컨은 미국의 만화, TV 시리즈, 영화등 각종 매체들이 어우려진 행사라고 할수 있지요, 아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도 이제는 한부분이 되어있지요. 금년으로 37회라는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행사라서 그런지 오는 사람수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제는 거의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온다 하더군요.
사실 전 미국 만화는 그다지 신경을 안 쓰는지라 코믹컨도 수비범위 바깥이었는데 금년만큼은 관심을 끄는 분이 코믹컨에 참가하신다고 해서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다름아닌 바람의 검심, 무장연금의 작가이신 노부히로 와츠키씨. 이번에 바람의 검심의 북미판 완결과 무장연금의 발매를 축하하는 기념으로 오신다 하더군요.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이미 몇년전에 끝난 바람의 검심이나 도중하차한 무장연금의 발매를 축하한다는 북미만의 요상한 현실은 둘째치고라도 개인적으로 몇년전의 애니메 엑스포에 오셨을떄 사인을 못 받는 전력이 있어서 개인적인 상처로(?) 남아있었으나 이번에 다시 오신다길래 벼르고 있었죠. 문제는 제가 사는데서 두시간이나 운전해서 가야하는 거리와 10만명이나 오는 행사에 혼자 참가해야 하는 부담이었지만 친구 두명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스타게이트 SG-1 패널이 열리니 같이 가자고 의기투합해서 목요일-일요일로 열리는 행사기간중 토요일날 코믹컨에 참가했습니다.
그러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친구들과 합류하고 코믹컨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샌디에고 다운타운에 도착하자마자 교통이 말도 아니게 막히더군요, 보니까 거의 코믹컨에 가는 사람들... 간신히 행사가 열리는 샌디에고 컨벤션 센터에 도착했으나 밖에 있는 엄청난 인파의 줄을 보고 어이가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먼저 줄을 서기로 하고 먼저 차에 내린후 친구들은 차를 주차하러 갔습니다. 표를 사는 줄의 인파가 정말 엄청났지만 애니메 엑스포로 잔뼈가 굵은 저였는지라 중간에 슬쩍 끼어들어서 10분만에 저랑 친구들의 표를 구입해서 패널에 못 가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
그 후 친구들과 합류한후 그들은 좀 더 둘러보기로 하고 전 곧바로 그날 열리는 와츠키씨의 패널에 갔습니다. 패널이 시작할려면 꽤 시간이 있었지만 처음 와보는 행사라 만일을 위해서 그냥 갔습니다. 애니메 엑스포같이 처음에 표를 나눠주고 나중에 추첨을 해서 사인을 주는지 알았는데 그런것 없이 행사 중간중간에 사인회가 있더군요, 괜히 줄 맨 앞에 죽치고 있었다는 -_- 이건 비단 와츠키씨만 그런게 아니고 코믹컨의 특성상 자유분방한 분위기랄까 행사 일정으로 사인회가 당당하게 자리 잡았더군요, 내년에는 패널에 갈 필요없이 사인회만 노리면 될듯합니다.

패널전에 찍은 와츠키씨의 사진이지만 움직이는 동안 찍은거라 흐릿하군요, 죄송합니다 -_- 큰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꽤 소심하신지 사진촬영 불가라서 이걸로 만족하시길...
아직 바람의 검심의 인기가 높은 북미인지라 패널은 꽤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습니다. 아쉬운 점은 와츠키씨의 소년점프 담당자가 두분이나 동행했는지라 심각한 질문을 할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장연금의 조기종영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와츠키씨가 두분의 눈치를 보게되니 그런류의 질문은 할수 없었죠. 그나마 한 참가자가 자기는 건 블레이즈 웨스트를 좋아하는데 왜 일찍 끝냈냐고 묻자 와츠키씨가 좀 우물쭈물 하더니 '이유는 많이 있지만 그냥 제가 무장연금을 빨리 시작하고 싶어서 끝낸걸로 칩시다'라고 하더군요, 암튼 많이 아쉬웠습니다. 전 그냥 간단하게 '바람의 검심 당시 취미생활로 피규어 모으기와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신지?'라고 물었는데 아직도 비슷한 취미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해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 그리고 이번 가을에 나오는 무장연금 애니메이션도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주인공 3인방인 카즈키, 토키코, 빠삐용만 모습을 보였더군요. 성우는 누구인지는 아직 모르겠는데 영상 끝부분에 토키코의 메인 대사인 "적은 찢어버려라!"가 나와서 꽤 좋았습니다.

그 다음 제가 노린 게스트는 파이널 판타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하신 요시타카 아마노씨였습니다. 지금 북미에서 활동하시는지라 이런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듯 싶더군요. 행사한정으로 요시타카씨의 신작인 히어로를 구입하면 책에 사인을 해주고 추가로 아이템 하나에 사인을 받을수 있다더군요. 책값이 30달러였지만 요시타카씨 같은 분의 사인인지라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단번에 구입했습니다 >_< 요시타카씨는 중후하시고 털털하신 분위기 이시던데 팬들에게 그림을 그려주시면서 설명도 해주시는 친절을 베푸시더라는 ^^; 제가 아는 여자분이 모글리를 부탁드렸는데 모글리가 점프하는 그림을 그린후 (위의 사진에서 볼수 있습니다) 이건 슈퍼 모글리다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나오더군요~

요시타카씨의 일러스트에 스토리를 첨가한 식의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30달러의 값어치를 하는지는 의문...
암튼 이렇게 처음으로 참가를 하고 하루밖에 안 다녀왔지만 꽤 재미있는 행사더군요.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논외로 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제작진들이 와서 패널을 갖는건 상당히 관심을 가진 부분이었습니다. 요새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로스트의 패널도 있었다던데 로스트에 출연중인 한국인 배우 대니얼 김도 있었다는군요. 그밖에도 펄프 픽션으로 유명한 새뮤얼 엘 잭슨도 조만간 개봉할 Snakes on the Plane (참으로 제목 그대로의 영화입니다만 너무나도 직설적인 제목으로 지금 북미에서는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을 홍보하러 직접 참가하기도 하고 왠만해서는 보기힘든 헐리우드 배우들을 가까이에서 볼수 있다는것도 엄청난 메리트더군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소니의 스파이더맨3 패널이었습니다. 6천명이 몰린 이 패널에서는 감독인 샘 라이미는 물론이고 주연배우인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 메리 제인의 컬스틴 던스트, 에디 브록의 배우등 모두 참가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군요. 정말 못간게 한이 될 정도였다는 -_- 특히 스파이더맨3의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했는데 여기에 베놈이 등장해서 사람들이 열광했다 합니다.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스파이더맨3에서는 고블린이 등장하지 않을거라 하더군요.
하루밖에 안 갔지만 그래도 건질건 건지고 왔습니다, 고생을 했는데 얻는건 없다는건 말이 안되죠 ^^;

히어로 책 안에 받은 요시타카씨의 사인입니다, 옆의 그림은 히어로의 주인공인듯.

추가로 받은 사인으로 파이널 판타지 VI의 주인공인 로크를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주신 로크입니다. 과연 동인인물일지는 육안으로는 애매한데 그래도 부탁드리자마자 슥슥 그려주시더군요, 상당히 오래전의 캐릭터인데도 기억하시다니, 대단하다면 대단하더군요 ^^;

이번 행사에서 진짜 노리고 간 와츠키씨의 사인입니다, 이걸로 3년전의 한을 풀었습니다 ㅠ_ㅠ 아쉽게도 오픈 사인회라 그림은 안 그려주시더군요, 토키코의 스케치를 받고 싶었는데 말이죠... 사인하시고 도장에 켄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십자상처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암튼 하루밖에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대충 코믹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번에 파악했고 내년에는 4일 모두 참가하자고 친구들과 다짐했으므로 내년에는 좀 더 즐길수 있겠네요 :)